[현직 언어교사 리뷰] - 언어영역은 왜 점수가 잘 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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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은 왜 점수가 잘 오르지 않을까?
이 물음은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고등학생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열심히 언어영역 공부를 하는 데도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비해서 점수의 상승폭은 미미하거나, 어느 시점까지는 올랐다가 일정 시점 이후에는 정체되는 현상을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미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어영역은 정말 노력해도 안 되는 시험일까? 언어영역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언어영역은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드러나는 평가영역이다. 언어영역 고수가 되는 비법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고수가 되는 비법이 무엇인지…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소위 언어영역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조차 언어영역 학습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든가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막연한 대답이나, 지문의 본질에 토대를 두지 않은 사소한 문제풀이 기술을 특별한 비법인 양 자랑스럽게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언어영역의 본질에 주목하지 않은 당연할 결과이다.
언어영역의 2가지 검사 영역
언어영역을 등급 올리는 방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영역 시험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언어영역은 ‘독해속도 검사’이고 ‘문제 해결능력 검사’이다. 80분 안에 듣기,쓰기,문학,비문학영역의 50문제를 풀어야 하는 제한적 평가로 주어진 시간 안에 정확하게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문제를 빨리 풀어도 정확성이 떨어지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며, 문제를 정확하게 풀어도 시간 안에 다 풀지 못하면 역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언어영역은 ‘빠르게’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1) 독해속도 검사
언어영역 50문제 전부를 푸는데 주어지는 시간은 80분이다. OMR답지 표기 시간을 3분 정도로 계산한다면 실제로 풀이에 주어지는 시간은 77분 내외이다. 이 중에서 듣기영역 5문제에 12분~13분이 소요되고, 쓰기영역을 포함하여 문항 당 1분씩을 할애한다면, 단순 산술로 지문 하나를 읽는 데에는 2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주어질 뿐이다. 그 2분 안에 2,386자에 달하는 현대소설(2009학년도 수능, -김승옥, 『역사』)을 읽고, 2,021자의 고전소설(2009학년도 수능, -『박씨전』)을 읽고, 또 1, 100자가 넘는 비문학 지문을 읽어야 한다.

그것도 단순히 글자만 읽거나, 대강의 줄거리만 기억하며 읽는 것이 아니다. 소설을 읽으며 사건의 개요를 이해해야 하고, 등장인물의 성격과 태도 정서를 찾아야 하며, 갈등의 대상과 원인, 배경의 기능과 소재의 상징적 의미, 내포된 주제의식까지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더욱이 비문학지문은 문단의 핵심어와 중심문장 찾기, 문단의 연결 관계 파악하기, 논지 전개 방식, 글의 구조, 서술 방식 이해하기, 글 전체의 중심화제, 중심문장, 주제 찾기,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주장과 근거 찾기, 글쓴이의 관점 파악하기 등을 염두에 두고 글을 읽어야 한다. 비문학지문은 소설보다 분량은 적지만, 인문․사회․과학․기술․예술․언어 등 각 제재의 성격이 뚜렷하며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지식과 고도의 사고력이 필요한 지문이 제시된다는 점에서 소설과는 다른 정교한 독해력이 요구된다.
2) 문제 해결능력 검사
그러나 지문을 빠르게 읽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언어영역에 필요한 능력이 다 갖추어진 것은 아니다. ‘빠르게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이외에도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수능 언어영역의 비문학에 출제되는 대표적인 문제 유형을 살펴보면…

예1 : 위 글의 글쓴이가 상정하고 있는 핵심적인 질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2008학년도 수능)

예2 : 위 글의 글쓴이가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008학년도 수능)

예3 : 위 글에 담긴 글쓴이의 관점과 상통하는 것을 <보기>에서 골라 바르게 묶은 것은? (2006학년도 수능)

예4 : ⓐ에서 추론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2006학년도 수능)

예5 : ㉠으로부터 ㉡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생략된 전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2007학년도 수능)

예6 : <보기>의 관점에 따라 위 글의 사례를 해석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2008학년도 수능)

예7 : 관람객의 입장에서 『꽈광!』이 대중문화에 대한 성공적인 비판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가장 적절한 것은? (2007학년도 수능)

위 문제들은 핵심정보의 파악, 전개 방식의 파악, 관점 및 태도의 추리, 정보의 추리, 전제 추론하기,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 평가의 대표적인 언어영역 출제 유형이다. 이런 유형의 문제들의 답을 맞추기 위해서는 지문의 내용을 단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 해결능력, 즉 언어적 사고능력이 동시에 겸비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언어영역에 필요한 능력들
언어적 사고능력이란 그리 간단치 않다. 핵심 정보를 파악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중심화제․중심문장․주제 찾는 능력이 필요하고, 전개 방식을 묻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단의 연결 관계․논지 전개 방식․글의 구조․서술 방식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관점 및 태도의 추리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글쓴이의 관점과 집필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전제를 추론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추론 방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주장과 근거를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풀이 능력, 즉 언어적 사고력은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나는 능력이 아니라 꾸준한 훈련과 학습을 통해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길러지는 능력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수능 언어영역 시험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언어적 지식이 아니라 소양과 역량인 것이다.

언어영역에 대한 치명적인 오해
그렇다면, 이와 같은 언어적 소양과 역량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언어적 소양과 역량이 문제풀이 연습의 반복을 통해 길러질 수 있을까? 문제풀이 연습만 많이 하면 과연 언어도사가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단순한 문제풀이 연습의 반복은 문제유형의 친숙도가 점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수리와 사회, 과학 탐구영역에는 매우 유효하지만 언어영역 공부에는 그리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언어영역 시험의 문제유형은 해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언어영역의 함정은 문제유형에 있지 않고 지문자체에 있다. 언어영역 시험은 문제의 답을 수험생의 머리 속에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지문 속에서 찾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영역 강사들은 흔히, 자신이 문제의 답을 지문 속에서 찾아내는 비법을 가르쳐 준다고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 답을 찾아내는 요령을 알면 지문 독해가 제대로 안 돼도 답을 맞출 수 있을까?

언어영역의 두 가지 공부방법
많은 학생들이 언어영역 점수를 올리기 위해 학원 수강을 하기도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하며, 심지어는 족집게 과외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문제풀이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안내자로 기능할 뿐, 언어영역 능력의 근본인 지문 독해능력을 키워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분명해진다. “문제풀이 기술을 습득하는 일에 주력할 것인가, 지문 독해능력 향상에 주력할 것인가?”이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문 독해능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라면 문제풀이 기술까지 습득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고, 지문 독해능력이 미숙한 사람은 문제풀이 기술을 배우기 전에 지문 독해능력을 먼저 향상시켜야 한다. 지문 독해능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문제풀이 기술만 습득하려는 조급증이 언어영역 점수를 일정수준에서 제자리걸음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제자리걸음하는 그 등급이 바로 그 사람의 지문 독해능력, 즉 독해유창성 수준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독해유창성을 극대화시켜라!!
언어영역 성적과 직결되어 있는 독해유창성이란, 빠르고 정확하게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문제를 해결하는 언어적 사고능력의 수준을 일컫는 말이다. 수능 언어영역 시험이란 다름 아닌, 바로 이 독해유창성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독해유창성이 언어영역의 본질인 것이다.

그러므로 독해유창성 수준이 미숙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문제풀이 연습을 반복해 문제 푸는 기술을 터득한다고 해도 언어영역 등급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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